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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주보나 작성일26-09-26 21:35 조회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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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만 가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런 처세술을 조기 이수한 우리는 영혼 없는 끄덕임과 '모르는 척'으로 무장한 생존의 고수들이다. 퇴근길 소주 한 잔에 "오늘도 버텼다"며 스스로를 마취하고, "받은 만큼만 일한다"며 핏대 세우는 걸 훈장처럼 여긴다. 그런데 이상하다. 성공했다는 이들의 삶은 왜 우리와 이토록 딴판일까. 어쩌면 우린 그저 거대한 '펜듈럼(Pendulum)'의 진동판 위에서 시키는 대로 춤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공력을 낭비하며 '잉여 포텐셜'을 공급하는 건전지 신세로 말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도덕 교과서 대신, 왜 이 지겨운 장면이 무한 반복되는지 그 메커니즘이 궁금했다. 내게 그 프리즘을 빌려준 바딤 젤란드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의 '트랜서핑' 이론을 메스 삼아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김현우의 핫스팟]을 시작한다.
*[김현우의 핫스팟] 속 작은 코너 '우먼넌센스'=여성의 교양과 감각(Sense)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식적인 낭설과 허황된 가십(Nonsense)으로 가득 차 있음을 꼬집는 풍자적 표현이다.
네이트판에 올라온 한 사연. 명절 선물만 보내기로 뜻을 모은 후 일방적으로 방문을 요구하며 죄책감을 유발하는 연인 간 갈등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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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대신 단호히 거절하고 강요가 되풀이되면 관계를 다시 살펴야 한다. /챗GPT
명절을 맞아 양가에 선물만 보내기로 합의해 놓고, 남자친구가 훅 치고 들어온다. "선물만 '달랑' 드리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가서 밥이라도 한 끼 먹자."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단어는 '달랑'이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른 선물을 순식간에 '불충분하고 예의 없는 짓'으로 격하시킨다. 여자가 이 구도에 말려드는 순간, 피곤한 해명 릴레이가 시작된다.
"내가 어머님 아버님 뵙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고…" 방문을 제안하는 쪽은 예의의 완장을 차고 팔짱을 끼는데, 거절하는 쪽만 인성과 사랑을 증명하느라 진땀을 뺀다.
바딤 젤란드의 트랜서핑(Transurfing) 렌즈를 끼고 보면, 전형적인 '명절 예의 펜듈럼'이다. 집단이 만들어낸 낡은 기대 심리가 '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개인의 죄책감을 건드려 에너지를 빨아먹는 구조다.
그렇다고 여자의 걱정이 합리적인걸까. "이번에 한 번 가면 앞으로 매번 가야 할 것 같다"며, 벌써부터 앞치마를 두르고 30년간 명절 전을 부치는 미래를 상상하며 몸서리를 친다. 트랜서핑에선 이를 '과잉 포텐셜(Excess Potential)'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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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한 끼 먹는 일에 남은 결혼 생활 전체의 운명을 배팅해 버리니 숨이 막히는 것이다.
그럼 해결책은 뭘까. 누가 더 예의 바른가 하는 쓸데없는 경쟁에서 빠져나와 산뜻하게 선을 긋는 것이다.
"선물은 같이 정성껏 보냈으니, 이번 연휴는 합의한 대로 각자 가족이랑 푹 쉬자."
이유는 구구절절 덧붙일 필요 없다. 예의 논쟁이 길어져도 결론을 바꿀 이유도 없다. 다음 명절엔 가겠다는 섣불리 약속(채무 연장)도 할 필요 없다.
관전 포인트는 거절 이후 남자친구의 반응이다. 함께 가고 싶었던 제안이 거절당했으니 아쉬워하거나 입이 댓 발 나오는 것까지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같이 사는데 그 정도도 못 해?", "우리 부모님 무시하는 거야?"라며 가스라이팅 시동을 걸거나, 뒤에서 몰래 부모님께 간다고 통보한 뒤 통보식으로 끌고 가려 한다면?
이 남자는 상대가 거절할 권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압박이 반복된다면 당장 동거 계약서부터 찢고 의사결정 방식부터 전면 재.검해야 한다.
요금제 안 바꾼다고 윽박지르는 직원에게서 폰을 살 이유는 없다. 3년 약정은 사양하듯, 선물은 보냈지만 내 명절 휴일은 내가 지키는 거다. 예의는 챙기되, 상대의 호의를 빙자한 의무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 펜듈럼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권을 쥐는 방법이다.
유발하는 연인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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